전세계 게이머가 주목하는 블리자드 자체 게임쇼 블리즈컨 2015가 6, 7일(미국 현지기준) 양일간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진행 중이다. 실시간 중계를 통해 쇼를 지켜보는 수많은 와우저는 물론 먼 길을 한달음에 달려온 내방객까지, 현장은 뭇 게이머의 열기로 터져나갈 듯 하다. 올해 처음으로 블리즈컨을 찾은 기자 또한 여러 외국 팬들과 허울 없는 얘기를 나누며, 게임이 세계를 하나로 만든다는 얘기를 직접 체감했다.

레벨 제한을 두지 않은 필드 구조와 게임에 접속할 때마다 달라지는 퀘스트, 일직선이 아니라 각 지역을 순환하는 구조를 통해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적극적으로 하고 싶은 임무를 찾아 다니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개발진의 의도다. 이온 해지코스타스 리드 디자이너는 ‘와우’의 ‘부서진 섬’을 소개하며 “진정한 오픈 월드”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변화무쌍함을 강조했다.

그 동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는 레벨에 따라 각 지역을 순서대로 옮겨 다니는 선형 구조를 고수해왔다. 일직선 진행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와우’가 새 확장팩 ‘군단’을 통해 색다른 방식을 도입한다. 주기적으로 바뀌는 퀘스트를 따라 대륙을 돌고 도는 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와우’식 오픈월드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는 것이 개발진의 목표다.

블리자드 이온 해지코스타스 리드 디자이너는 11월 6일(미국 현지 기준) 열린 블리즈컨 2015 개발자 패널을 통해 ‘와우: 군단’을 통해 추가되는 신규 지역 ‘부서진 섬’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총 6개로 구분되는 ‘부서진 섬’은 기존과는 다른 진행 방식을 선보인다. 우선 ‘부서진 섬’에 도착한 유저들은 110레벨이 될 때까지 ‘아즈스나’와 ‘발사라’, ‘높은 산’, ‘스톰하임’ 4개 필드를 돌며 레벨을 올리는데 집중한다.

여기서 한 가지 새로운 부분은 유저가 어떠한 필드에서 레벨을 올릴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와우’는 낮은 사냥터에서 한 단계 높은 사냥터로 올라가는 일방통행을 중심으로 했다. 그러나 ‘부서진 섬’에서는 4개 필드 중 원하는 곳을 선택해 마음대로 캐릭터를 키울 수 있다. 

따라서 몬스터와 퀘스트, 보상 아이템도 어떤 곳에서 레벨 업을 진행해도 플레이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구성된다. 레벨에 따른 지역 제한이 없기 때문에 같은 레벨이 아닌 지인과 파티를 맺어도 기존보다 쉽게 확장팩을 통해 추가되는 신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리라는 것이 제작진의 의견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110레벨을 찍으면 ‘부서진 섬’은 또 한 번 변화한다. 새로운 필드 ‘수라마르’가 열림과 동시에 ‘수라마르’를 비롯해 ‘부서진 섬’ 곳곳에 새로운 퀘스트가 생성되는 것이다. 최소 몇 시간에서 최대 몇 주 동안 유지되는 종류까지 플레이어가 로그인할 때마다 다양한 월드 퀘스트가 발생한다. 보스 레이드부터, PvP, 제작, 미니게임까지 고를 수 있는 퀘스트 종류도 다양하다. 

액티비전블리자드는 6일(현지시간), 영화 및 TV 프로그램 제작 전문 스튜디오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신설된 스튜디오는 액티비전블리자드가 보유한 IP를 기반으로 영화, 드라마 등을 제작한다.

그 첫 타자로 NFC 피규어를 활용한 액션게임 ‘스카이랜더스’와 인기 FPS 타이틀 ‘콜 오브 듀티’ 시리즈가 각각 TV 애니메이션과 영화로 제작된다. ‘스카이랜더스’ TV 애니메이션 ‘스카이랜더스 아카데미’는 ‘퓨처라마’와 ‘브리클베리’로 잘 알려진 에릭 로저스가 각본을 맡는다. ‘콜 오브 듀티’ 영화는 자세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2018년 혹은 2019년 개봉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액티비전블리자드 스튜디오 닉 반 다이크 부사장은 “이번 스튜디오 설립 덕분에 팬들이 영화와 TV를 통해 인기 게임 타이틀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제작할 콘텐츠들이 완전히 새로운 재미를 팬들에게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특히 액티비전블리자드는 2015년 들어, 사업을 여러 방향으로 확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10월 e스포츠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전담 부서를 신설한 것에 이어, ‘블리즈컨 2015’를 앞두고는 ‘캔디 크러시 사가’를 개발한 킹디지털엔터테인먼트를 약 59억 달러(한화 약 6조 6,823억)에 인수한 바 있다. e스포츠와 모바일게임의 영역을 넘어서 영화 사업에 뛰어든 액티비전블리자드가 각 영역을 어떻게 꾸려나가고, 기존 프랜차이즈와의 접점을 무엇으로 가져갈 것인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